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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Jeep Story Ⅱ



이퀄라이저 (Equalizer)는
많은 분야에서 다양하게 쓰이는 단어로, 
고르지 않은 상태의 것을 조율해
밸런스를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다이빙이나 등산, 비행을 할 때
수압과 기압의 차이로 귀가 아프면
침을 삼키거나 턱관절을 움직여 풀어주듯,
음향에서도 각 주파수의 특성을 바꿀 때
이퀄라이저를 사용한다. 

저음과 고음, 베이스 등
각자 강조하고픈 사운드를 골라
취향대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이를 통해 가능하다.

김현준은 한 편의 광고 속에
사운드를 입히는 오디오 프로듀서다.

제각각인 소비자들의 취향을 이퀄라이징해
구매욕까지 높여주는 그가, 
Renegade 오너로서
음악과 동고동락하는 일상을 따라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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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egade Equaliz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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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상 사람들이 차 안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볼륨을 크게 높이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이라고 한다.

세상과 분리된 듯한 밀폐 공간에서
오롯이 혼자가 될 때,
귀의 감각을 활짝 열어
진짜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준의 Renegade에서는
어떤 사운드가 
우리의 본능을 자극하는지
귀를 쫑긋 세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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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I 오디오 프로듀서

30초 미학의 광고에 촌철살인의 명곡을 입혀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에 매진 중


영화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의 주인공 해리엇(셜리 맥클레인)은 광고 에이전시 대표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이다. 은퇴 후 조용히 생을 마감할 즈음, 마지막으로 한번 더 자신의 인생을 뜨겁게 만들고자 인디 뮤직 라디오 방송국을 찾는다

처음 보는 국장에게 거침없이 외친다. “이보게, 좋은 음악은 누구나 고를 순 있지만 진정한 DJ는 그 흐름을 읽어야 하고 곡의 순서와 통일성까지 중시해야 하지. 난 그걸 할 수 있다네. 또 돈이 많으니까 월급은 안 줘도 되네.” 이 정도의 자신감과 이해도라면 채용 안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평소 귀가 닳도록 듣는 숱한 음악이 그저 좋다는 이유로 소진되고 있지만, 그 본질과 가사, 멜로디, 곡 해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살핀 후 선별해야 할 때도 있다

오디오 프로듀서 김현준의 일이 그렇다. 연출을 전공했던 그가 그저 음악이 좋아 클럽 디제잉을 하고 뮤직 비디오 등의 음악과 관련된 영상을 꿈꾸다 발을 들인 곳이 광고음악 분야였다. 음악 한 곡으로 똑 떨어지는 광고 이미지를 만드는 일을 7년째 한눈 팔지 않고 집중하고 있는 것도, 그가 음악 덕후이기에 가능했다
 

“오디오 프로듀서라고 하면 다들 소리를 녹음하고 채집하러 다니는 줄 알더라고요. (웃음제가 하는 일은 한 편의 광고에 사용될 음악 작업의 전체를 총괄하는 일입니다광고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해 제품의 콘셉트에 맞게 곡을 제작할지 선곡할지 정하고수십수백 곡을 편집본에 적용해 보고 마지막 아웃풋이 나올 때까지 매달리죠

소비자들은 최종 선택된 음악으로 포장된 완성본의 광고를 보겠지만그 한 곡을 고르기까지 수백 곡의 음악을 듣고 또 듣고 수없이 반복한 결과입니다이 일을 즐기는 편이지만 아주 가끔 몇 시간이고 앉아 주구장창 음악을 듣다가 인내심이 바닥날 때가 있는데그땐 주저없이 주차장에 있는 제 Renegade로 갑니다트렁크를 열고 찬찬히 살핍니다곧 어디로든 떠날 준비물을 고민하는 거죠저만의 스트레스 해소와 리프레시랄까요!”

취미가 일이 되면 힘들어질 법도 한데, 김현준은 음악 유전자를 타고난 덕에 일 이외의 시간까지도 음악이 멈추는 시간이 없다. 틈만 나면 도시를 등지고 자연 속에 푹 박혀 음악 캠핑을 즐기는 것도, 집이나 사무실처럼 닫힌 공간에서 듣는 것과 사방이 탁 트인 공간에서 듣는 것의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업무로 들어야 하는 음악은 속도전이 되어 급하게 듣거나 일부만 듣게 마련이지만, 운전을 하거나 자연에 있는 동안은 여유있게 음미하며 한 곡을 온전히 들을 수 있다. 

또 사람의 감각이란 것이 가끔 너무도 변덕스러워서, 누구와 있느냐 어디에 있느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맛도 소리도 냄새도 느낌도 모두 다르다. 이토록 상대적인 오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김현준이 선택한 방법은 자연와 함께 하는 캠핑이고, 그 중심엔 그가 애정하는 Renegade가 있다.


“스무 살 즈음 클럽 디제잉을 하던 시절, 새벽에 일을 마치면 참 애매한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좋아하는 낚시로 시간을 메우게 된 거죠. 한강 주변을 맴돌다 섬도 가고 바다낚시도 가고, 자연스럽게 텐트도 사고 내친김에 잠까지 자게 되니 이제 차까지 필요하더군요. 그때 외국 사이트에서 필이 딱 꽂히는 자동차를 만났는데, 그게 바로 Renegade였어요. 

사실 인생 첫 차라 좀 긴 시간 고민을 했었죠. 평소 물건을 살 때 신중한 편이기도 하고, 또 한 번 구입하면 엄청 오래도록 애지중지 사용하거든요. Renegade를 사고 처음 운전석에 올라탔을 때 엄청 후회했습니다. 이 좋은 걸 왜 그렇게 긴 시간 동안 고민을 했을까! 진즉 샀으면 하루라도 먼저 즐겼을 텐데 하고 절 원망했다니까요.”
말이 첫눈에 반한 것이지, 따지고 보면 김현준이 Renegade와 만난 것은 이미 예정된 것이었다. 그도 인지하지 못했을 뿐. 전투조종사셨던 아버지 덕에 그는 어린 시절부터 ‘찦차’를 타고 군인 삼촌들과 어울리며 자랐다. 무의식 중에 그 동그란 헤드램프가 머릿속에 각인되었고 각진 라인에 길들여졌을 터, 막연하게 김현준 안에 자리잡고 있던 희미한 정체가 Renegade를 본 순간 그의 내면에 일종의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화학적 반응이랄까! 동그란 헤드램프와 7개의 네모난 그릴, 수직으로 각진 보닛, 소위 ‘Jeep 감성’이라도 불리는 아우라로 그에게 Renegade의 존재를 알린 것이다. 나야 나, 나야 나. 이렇게 우연이 아닌 운명의 Renegade는 김현준에게 안겨준 만족도도 남다르다. 


Renegade를 고집했던 건 오프로드보다 아웃도어에 초점을 뒀기 때문이에요. Jeep 고유의 투박함과 정통성을 모두 지녔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도심 온로드에도 최적화되어 있는 부분이 제일 만족스러웠어요. 제가 사용하는 용도로는 퍼펙트 카인 셈이죠. 그러다 보니 Renegade가 저를 자꾸 바깥으로 돌게 하네요

그래서 매년 한두 번씩 이 녀석과 함께 전국 투어를 가는데, 서울을 출발해 1주일 일정으로 목표를 하나 정한 후 장소는 때마다 즉흥적으로 선택하는 식이죠. 그러고 보니 제 인생은 Renegade를 타기 전과 탄 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네요. 올해는 Renegade와 함께 제주도를 도전해볼까 합니다. 제 차에 제 짐을 싣고 제 차에서 자고, 일종의 Renegade와 저만의 제주 투어랄까요. 물론 음악은 필수죠.”  

소리에 무척 예민한 편이라고 말하는 김현준은, Renegade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사운드에 엄지를 들어 올린다. 평소 음악을 많이 들어야 하는 직업 성격상 청력 보호 차원에서 볼륨을 높이지 않는 편인데, 적당한 볼륨 속에서도 전 음역대가 고르게 살아 있어 음악 감상용으로도 우월하다는 것이 그의 평이다. 소리란 결국 공기의 진동이며, 공간 속에서 얼마큼의 울림과 잔향을 갖추느냐에 따라서 소리의 질이 달라지는 것이다. 


Renegade를 비롯해 Jeep 전 차종에서 특별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것도, Jeep 고유의 디자인의 결과로 박스 형태의 실내 구조가 악기의 울림통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현준은 캠핑지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보닛 위에 스피커를 올려놓는단다. 탬핑된 리듬과 밀도 높은 음악을 들으며 자연에 안착하는, 가장 짜릿하고 행복한 순간이라나.

“일에 지친다 싶을 땐 머릿속이 자동으로 캠핑과 음악 회로로 바뀌는 거 같아요. 그때부터 Renegade에 필요한 짐을 하나씩 채워 넣습니다. 어디로 갈지, 어떤 스피커를 가져갈지, 어떤 음악을 선곡해 갈지 생각날 때마다 준비를 해두면, 어느새 출발이 기다리고 있죠. 이렇게 생각을 떠올린 순간부터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실행에 이르기까지 제게는 전부 아웃도어입니다. 한마디로 저만의 해방구이기도 하구요.”


인간의 감각 중 청각은 유일하게 한시도 멈추지 않으며, 잠을 자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작동한다. 김현준도 오디오 프로듀서로서 좋은 곡을 고르기 위해 쉬지 않고 아낌없이 귀를 열고 살 것이다. 또 어느 순간 Renegade와 함께 내달려 물과 바람, 새, 나무에서 나는 자연의 소리에 마음도 크게 열 것이다. 일과 놀이, 도시와 자연을 넘나들며 인생 선율을 이퀄라이징하는 그에게, Renegade와 함께 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