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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irst 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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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irst 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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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세월 동안
훌륭한 가치가 변하거나 사라지지 않음을 뜻하는
‘만고불후萬古不朽’는, 
왠지 Jeep와도 일맥상통하는 듯하다.

세월이 많이 흘러도
Jeep가 지닌 고유의 본성은 물론이고, 
헤드램프와 세븐 그릴에 이르기까지
모양새도 변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 연장선에서 슬며시 가죽을 들이밀어보니
이 또한 결이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빛이야 바랠지언정
은근한 멋까지 더해 마음이 가게 한다는 점에선,
Jeep도 가죽도 매한가지다. 

어느덧 9년째 장인으로서 숙성되어가는
가죽공예가 김세준. 
그가 처음 만난 Grand Cherokee와의 시간은
과연 어땠을지 궁금하다.





김세준 I 가죽공예가​
가죽공방 JnK 대표​​ 



 Origin of Leather


 

가죽을 다루는 것은 섬세함이 따르는 일이다.
때론 거친 과정도 견뎌야 하고, 때론 더딘 시간도 참아내야 한다.
마침내 하나의 작품이 완성될 때, 우리는 그를 ‘장인’이라 부른다.
자동차의 마스터피스 Grand Cherokee 첫 시승길에 오른
가죽공예가 김세준을 따라가 보자.

기술 강국으로 알려진 독일에는 국가 차원에서 장인을 길러내는 마이스터(Meister) 제도가 있다.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문 인력을 키워내는 것으로,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품질과 효율성까지 갖춰야 하는 고난도의 교육 과정이다. 또 경영까지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최고의 마이스터 자격증을 받아 완성의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렇듯 장인은 그저 오랜 시간을 해왔다는 이유로 될 수도 없거니와, 기술 하나 터득했다고 해서 따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굽혀지지 않는 소신과 꺾이지 않는 고집이 선행되어야 얻을 수 있다. 이는 가죽공예가 김세준의 가죽 철학과 맞아떨어지는 지점이다. 나아가 Jeep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도 절묘하게 일치한다. 핸드메이드계의 장인 김세준과 자동차계의 걸작 Grand Cherokee가 만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잔뜩 호기심이 생겼다.​



 
가죽공예가라고 하면 직업보다 취미로 여기는 분들이 많더군요. 본인의 직업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글쎄요, 가죽공예가라는 제 일이 여느 직업을 설명하듯이 쉽진 않네요. 간단하게 말하면, 가죽을 재료로 일상 생활에 밀접하게 쓰이는 다양한 제품을 수작업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세상이 많이 좋아져서 어지간한 수작업들이 점점 더 쉽고 간단하게 기계화되어 가고 가죽 분야에서도 자동화 시스템이 간간이 도입되고 있지만, 아직 사람의 섬세한 손을 따라오지 못하더군요. 공예라고 하면 감상의 목적으로 즐기는 것이지만, 사실 제가 만드는 제품들은 생활 속에서 늘 사용하면서 손을 타는 용도라 공예보다는 소품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공예가보다는 제작자라는 말에 더 애착이 가기도 합니다.


현재 명품 카메라 회사인 라이카와 협업을 하는 등 카메라 케이스를 비롯해 관련 제품을 많이 제작한다고 했는데, 카메라와 특별한 인연이라도 있는 건가요?

 

따지고 보니 지금의 이 모든 일은 카메라에서부터 시작됐네요. 가죽과의 인연도 그렇구요. 대학시절 필름 카메라에 푹 빠져 수업도 빠져가며 사진을 찍으러 다녔어요. 카메라가 보물 1호일 만큼 아끼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 헥사 RF 카메라에 근사한 가죽 케이스를 끼우고 싶었죠. 근데 제 기준에 맞는 게 하나도 없었던 거에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직접 가죽 케이스를 만들면서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그때 하나둘씩 걸음마 수준으로 배우고 익혔던 것들, 또 그 당시 스터디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인맥이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라이카를 사용하는 분들의 특성상 고급 카메라에 어울리는 가죽 소재의 케이스를 즐기다 보니, 한 땀 한 땀 손으로 제작하는 저희 가죽 케이스가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죠. 그래서 지금은 라이카 관련 스트랩이나 케이스를 메인 작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사진을 찍다 보니 카메라 케이스를 만들 때 훨씬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던지라, 취미가 한몫한 셈이죠.


작업의 성격상 돌아다니는 것보다 공방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을 듯한데, 드라이빙을 즐기는 편인지 궁금하고요, 또 생애 첫 Grand Cherokee와의 대면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출퇴근길이 조금 긴 편이라 운전하는 시간이 적지 않은데요, Jeep도 처음이었지만 SUV도 처음이었어요. 약간의 긴장을 하던 차에 Grand Cherokee와 딱 마주쳤는데, 와 정말 덩치가 엄청나다 싶더군요. 도심 주행이 많은 제 라이프 스타일과 맞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운전석에 올라타 시운전을 한 번 해보니 신세계더군요. 

세단에서는 전혀 경험할 수 없는 시야 높이와 좌우로 넓게 펼쳐진 뷰가 운전을 신나는 놀이로 바꿔줄 수 있는 걸 알게 됐죠. 매일 지루하기 그지없던 출퇴근길이 이렇게 멋진 풍경일 줄 몰랐거든요. 게다가 운전할 때 항상 음악을 듣는데, 와아! Grand Cherokee의 넓은 실내 공간에 웅장하게 울려퍼지는 사운드는 청음을 위한 음악감상실 느낌이었어요. 

Jeep하면 오프로드 전용일 거라는 고정관념을 무색케 했고, 주행감과 승차감 모두 상상 이상이었죠. 또 고속도로에서 순간 가속을 할 때도 안정적으로 탄력을 잘 받았고, 언덕길에서도 힘있게 잘 올라가더군요. , 이래서 Jeep Jeep 하는구나,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죠. 정확하게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즐거움을 경험했어요.


Grand Cherokee의 프리미엄 가죽 트림도 돋보이는 요소 중 하나인데, 가죽을 다루는 전문가로서 차량 실내의 가죽을 관리하는 팁 하나 소개해 주세요.

 

저도 차 실내의 마감 재료를 많이 보는데 Grand Cherokee는 가죽과 우드의 절묘한 매칭이 꽤 인상적이었어요. 가죽도 마음에 들었구요. 보통 차량의 가죽시트는 소파와 비슷해요. 가죽이 많이 손상된다는 것은 결국 유분이 빠지는 것이구요, 이때 크랙이 발생하면서 제품 수명이 끝났다고 보는 거죠

가죽 케어 용품 중에서 유분 보충제를 주기적으로 발라서 관리해 주면 훨씬 오래, 또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가죽의 성질을 고려하면 앞좌석이나 조수석은 자주 사람의 손을 타기 때문에 유분이 덜 빠지고, 상대적으로 사용 빈도수가 낮은 뒷좌석 시트가 먼저 상하는 경우가 많으니, 더 신경 써주면 좋습니다.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도 자동차와 컬래버레이션을 많이 하던데, Grand Cherokee와 김세준이 가죽 협업을 진행한다면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자동차는 이미 가죽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 분야다 보니 크게 손을 댈 곳이 적겠죠. 아무래도 제 분야가 생활 밀착형 소품을 많이 제작하니까, 자동차 오너들을 위한 수납 케이스를 만들어보고 싶네요. 

햇빛 가리개에 끼워서 쓸 수 있는 형태로, 선글라스나 펜, 카드 등 꼭 필요한 물건들을 거치하면 편리하겠죠. Grand Cherokee의 실내와도 잘 어울릴 것 같고요. 또 하나는 공사가 크긴 하지만, 스티어링 휠과 변속 레버를 가죽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시켜 보고 싶어요. 가죽은 손맛이거든요. 가장 손을 많이 타는 부분인 만큼 의미가 있고 훨씬 손에 착착 감기고 쓸수록 에이징되면 멋스럽지 않을까요.


요즘 ‘핸드메이드’라는 수식어를 달고 인기를 누리는 아날로그 문화들이 늘면서, 디지털 시대에 오히려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작업에 올인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 현상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딱 한마디로 표현하면 ‘감성’인 거죠.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물건에 가치를 부여하고 나만의 것으로 드레스업 하고 싶어하죠. 똑같은 물건일지라도 제각각의 추억과 시간을 품으면, 서로 다른 물건이 되잖아요. 더없이 소중한 물건이니 멋스런 케이스를 만들어주고 다른 옷을 입혀 나만의 것으로 커스터마이징을 하려는 거죠. 

여기까지는 아날로그 결과물만을 놓고 봤을 때고요, 한 단계 더 들어가면 재료였던 가죽이 어떤 공간에서 누구의 들숨과 날숨을 들이키며 어떤 공구로 다듬어졌는지 또 어떤 고민을 담고 디자인을 만들어냈는지의 긴 과정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요. 고객과 제작자의 감성이 한데 얽혀 나온 딱 하나뿐인 결과물이니, 이건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디지털이 이겨낼 순 없겠죠.  


그렇다. ‘Jeep 감성’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도 그 연유다. 차를 소유한 사람이 드라이빙의 재미와 모험을 즐기고 탐닉할 수 있는 것도, 변하지 않고 이어온 Jeep 정신과 고유의 아이코닉 디자인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가죽공예가 김세준은 오늘도 한 땀 한 땀 손끝으로 공들이는 작업에 매진 중이다. 누군가의 손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구석구석 흔적이 내려앉길 바라면서 말이다. 그의 공방에 떠다니는 희미한 가죽 냄새를 맡으며, 가치를 만들어간다는 것, 그리고 무게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을 배웠다. 

따뜻한 봄날, Jeep와 함께 카메라 들고 나들이라도 다녀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