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통해 풍부한 지식을 가진 간접 경험의 도서관 학자와 일상에서 직접 부딪혀 얻은 생생한 경험의 길거리 현자를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이
둘은 서로 우열을 가리기보다 적절한 비율로 어우러졌을 때 최고의 시너지를 낸다.
실전으로 똘똘 뭉친 길거리 현자가 되어 거친 세상을 똑 부러지게 살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모델 이정훈이다.
틈날 때마다
바이크에 몸을 싣는 그의 라이딩 길에,
오프로드 경험치 만렙의 픽업트럭 All New Gladiator를 만났다.
이정훈 I 모델
에이본앤지아 컴퍼니 대표
- Beyond The Thrill -
시종일관 멋진 포즈와 시크한 표정으로
워킹하는 모델 이정훈은
그저 빙산의 일각이다.
무대 뒤편에 펼쳐지는 그의 또 다른 세상,
바이크와 All New Gladiator를 타고 누벼보자.
이정훈 대표와 긴 인터뷰를 마칠 때 즈음, 영화 ‘인턴 The Intern’의 주인공 로버트 드 니로가 떠올랐다. 대기업에서 오랜 직장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그가 열정과 패기 넘치는 젊은이들로 가득한 벤처 기업에 인턴으로 취직했을 때, 모두의 예상이 빗나갔다. 며칠 다니다 사직서를 던지지도 않았고, 라떼는 말이야를 운운하지도 않았으며, 구석에서 눈치를 보고 겉돌지도 않았다. 경험과 연륜에서 나오는 여유와 진득함은 사회 초보인 동료와 상사가 절로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고, 낡고 오래된 방식이어도 모자랄 것이 없음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이렇게 경험이라는 것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나이를 먹지 않으며, 그 경험이 풍부할수록 넉넉한 삶이 된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영화다.
이정훈 대표가 그랬다. 젊은 시절부터 피팅 모델과 카레이서, 작곡 등 각종 아르바이트로 단련된 그는 서른 중반인 지금 로버트 드 니로와 맞먹는 인생 경험치를 가지고 있다. 모델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길법한데, 아예 사업까지 뛰어들어 모델 에이전시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수장이 되어 뛰고 있으니 ‘화려한 경험치’는 확실히 나이를 가리지 않는 모양이다. 게다가 옆구리에 하얀 헬멧을 끼고 나타난 이정훈 대표는, 여전히 모델이고 카레이서고 라이더고 진짜 남자였다.
가고 싶은 곳을 원하는 속도로 내 방식대로 갈 수 있어서 좋습니다. 다짜고짜 바이크의 매력부터 물었다. 그도 앞뒤 생략하고,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싶을 때 자신의 속도로 갈 수 있는 기동력이 최고의 매력이라고 했다.
도심에서 하루종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 일만 하다 보면 저마다 돌파구도 반드시 필요하고, 그 연장선에서 선택한 바이크의 만족도는 최고라고 한다. 가장 빠르게 바이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순간을 노려 중학교 3학년 때 바이크와 인연을 맺었고, 아끼고 아낀 급식비로 인생 첫 바이크 ‘마그마(Magma) 125’까지 거머쥐니, 질풍노도 시기의 남자들이 품는 A급 로망까지 일찌감치 이룬 셈이다.
그렇게 탈것의 손맛과 바람맛을 알아버린 이정훈의 욕망은 급기야 자동차로 갈아타기에 이른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차를 좀 즐기다 보니, 어느 순간 서킷에서 레이싱 수트를 입고 선수로 경기를 뛰고 있더란다. 이렇게 카레이서의 경력까지 더해 경험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에 이른다.
이래 봬도 제 전공은 재즈 피아노입니다. 이런 반전이라니. 이정훈은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피아노 전공자로 가수 준비까지 했던 이력이 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사람 일이라고, 잠깐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피팅 모델이 주업이 됐고 그토록 좋아하는 음악과는 잠시 이별을 하기로 했다. 20대 중반인 그가 패션 모델로 출발하기엔 좀 늦은 나이였고, 뭔가 하나에 빠지면 끝까지 파는 성격 때문에 급기야 큰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활동 무대를 우리 나라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로 옮겨 이정훈표 경험치를 또다시 한단계 레벨 업.
홍콩에 둥지를 튼 그는 인터내셔널 모델로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영화와 드라마판으로 세력을
넓혀나갔다. 그저 운이 좋아 얻은 것이 아니었다. 여행을
가더라도 낯선 곳에서는 긴장되기 마련인데, 머나먼 타국 땅에서 일로 인정받기 위해서 얼마나 피 땀 눈물을
쏟아부었겠는가. 아닌 게 아니라 악착같이 중국어까지 배우다가 급기야 현지에서 모델 에이전시 회사를 차렸고, 지금은 다시 국내로 컴백해 운영 중이다. 해외까지 넘나들며 모델밥으로
다져진 경험치로 모델 비즈니스까지 직접 뛰어드니, 게임으로 치면 이정훈 인생은 만렙이 아닐까 싶다.
제게 최고의 스릴은 스피드죠. 이정훈은 바이크 예찬론자다. 스스로 바이크를 타면서 정신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 좋고, 라이딩 중에 음주는 상극이므로 맛있는 음식과 디저트를 즐기게 되고, 엄청난 바이크의 무게를 감당하다 보면 체력까지 길러지고, 사회에서 좀처럼 만들 수 없는 친구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소유하고 있는 바이크 수도 적지 않다. 드라이빙과 라이딩이 취미가 되어버린 그는 속도를 즐기기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생활 전선에서 잠깐이라도 벗어나기 위함이다. 차든 바이크든 탈것임은 분명하나 이동수단의 용도보다는 마음의 치유나 힐링이 필요할 때 나를 이끌어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주는 특별한 수단에 더 가깝다고 단언한다.
젊은 시절에는 그저 맹목적인 속도감과 코너링을 즐겼다면, 지금은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적당한 스피드와 자연으로 향해 가는 그 길 자체를 느긋하게 즐기게 됐단다. 이정훈이 최고로 손꼽는 스릴의 스피드는 숫자가 아니라 느낌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틈만 나면 바이크에 최소한의 캠핑 장비를 싣고 즐기는 모토캠핑에 푹 빠져 요즘은 주행 거리가 2,000km에 육박하는 장거리 투어까지 자주 시도 중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모터 바이크나 산악 바이크까지 무난하게 실어나를 수 있는 오프로드 전용 차량과 소형 트럭을 눈여겨 보던 중이라, 이번 All New Gladiator와의 인터뷰가 무척 설렜다고 고백한다.
탐납니다, All New Gladiator. All New Gladiator를 만난 소감을 묻자, 엄지를 치켜세운다. 200kg에 달하는 묵직한 바이크의 무게까지 가볍게 압도하며 거친 비포장길과 자갈밭을 내달리는 All New Gladiator는 흡사 아프리카 초원을 달리는 버팔로를 연상케 했다. 등 뒤에 바이크 한 대를 업고도 흐트러짐 없이 주행하는 안정성이야말로 이정훈이 찾고 있던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다.
바이크는 자동차와는 달리 주행시 라이더가 외부에 모두 노출된 채 타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을 최고로 친다. 보호장비, 소위 기어Gear라 불리는 것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고, 절대 자만해서도 안되고 바이크를 믿어서도 안된다고 강조한다. 방심하는 일순간 목숨과 직결되기 때문에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All New Gladiator는 충분히 믿음직한 조력자 역할을 해줄 것이다. 바이크를 싣고 거침없는 드라이빙을 마친 후, 내려선 이정훈의 얼굴이 다소 상기되어 있다. 반했나 보다, All New Gladiator에게.
낯선 곳에서 만나는 갈림길, 망설이지 않습니다. 문득 이정훈에게 음악에 대한 미련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음악은 아무래도 버려지지 않는다며, 진득한 아쉬움을 전한다. 지금도 여전히 음악을 좋아하는 그는 음악 관련 종사자 지인들과 계속 어울리며 피아노를 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한다.
그리고 언젠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제대로 완성했다는 가정하에, 공부를 더해 작곡의 세계에도 발을 들이고 싶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저 잘 울어요 라고 고백할 만큼 감수성 예민한 이정훈표 발라드곡이 세상에 나온다면, 역시 경험치 한단계 업!
이정훈 대표와 만난 후, 모델에 대한 선입견이 모두 깨졌다. 바이크를 타면서도 피아노를 칠 줄 아는 기묘한 이질감, 거친 듯하면서 부드럽고 날것 같으면서도 농익은 듯한 간극이야말로 영화 인턴 속 로버트 드 니로보다 더 찬란한 경험을 만들 것 같다. 이정훈의 인생 2막이 기대되는 이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지극히 한시적인 직업으로 알려진 모델 분야에서 또 다른 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후배 모델을 많이 양성하고 그들에게 지붕이 되어줄 회사로 크고 싶단다. 뿐만 아니라 먼훗날 통일이 되면 바이크를 타고 북한을 가로질러 유라시아를 횡단하는 대장정을 하고 싶다는 그는, 에너지 넘치는 경험치까지 예약제로 운영할 모양이다.
얼마 전 바이크 투어 중 끝도 없이 만나는 갈림길과 샛길을 보며 이 모든 길을 빠짐없이 누비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이정훈은 천상 스트리트와이즈, 길거리 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