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연극은 빼곡한 글자로 들어찬 지문과 대사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저
미완성에 지나지 않는다.
반드시 배우의 호흡이 더해져야 비로소 완작이 된다.
들숨으로 글자를 품고 날숨으로 목소리를 내뱉을 때
누군가에게는 인생 문구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인생 장면이 된다.
배우 강현우도 누군가의 연기에 반해 연기자의 삶을 살게 됐으니 예외는 아니다.
그가 Wrangler Overland와 함께 펼쳐가는 인생의 무대는
얼마나 뜨거울지 따라가보자.
강현우 I 연극배우 국립극단 시즌 단원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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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tic Mon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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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종합 예술이라고 일컬어지는 연극에서 배우의 역할은 단지 연기만이 아니다.
표정과 행동, 말이 삼위일체를 이룰 때
스포트라이트 아래 빛을 발한다.
Wrangler Overland를
타고 달리는
연극배우 강현우의 자유로운 영혼을 만나보자.
예사롭지 않은 눈빛이었다. 배우 강현우가 반짝이는 눈으로 건넨 인사 하나만으로도 인터뷰를 갈음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알맞은 주파수의 보이스로 맛깔스러운 자기소개를 이어갔고, 어찌나 발음이 또렷한지 절로 귀기울여졌다.
무엇보다 ‘강현우’라는 사람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었던 것은, ‘저는’으로 시작하는 소개에 배우가 아닌 ‘아이 아빠’라는 타이틀을 먼저 들이밀었다는 점이다. 얼마 전 아내와 친구처럼 애인처럼 즐겼던 5년간의 신혼 생활을 청산하고, 지난 겨울에 태어난 아기와 세 가족이 되었다며 무척 신나 했다.
또 이름이야말로 평생 가는 진짜 아이덴티티라며 고심 끝에 ‘이재’라 지었고, 인터넷이나 책을 통한 육아 정보는 과감하게 미뤄두고 하나씩 터득하며 세 식구가 다 같이 한걸음씩 걸음마 중이라 했다. 한 아이의 아빠로서 이다지도 진심인데, 배우로서의 강현우는 무대 위에서야 오죽할까 싶다.
왜 그렇잖은가. 배우로서 산다는 것은 절반의 나와 절반의 남으로 지내야 하는 일이다. 살아보지도 않고 경험해 보지 않은 것들을 나인 척해야 하고, 그 ‘척’이 제대로 통했을 때 박수와 갈채를 받는 직업이다. 강현우는 아들, 남편, 아빠로서의 직함뿐 아니라 배우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척’을 갖추기 위해 무대에서도 끊임없이 매진 중이다.
얼마 전 Wrangler Overland 오너가 된 그는 Jeep와 함께 합을 이루며, 드라이버로서 길 위에서도 진심을 다한다. 국립 극단의 시즌 단원으로 활동 중인 배우 강현우가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해 전하는 그의 인생 독백을 들어봐야 할 시간이다.
제 예술혼은 고모부가 쏘아 올려준 작은 공 덕분이었어요.어렴풋한 기억 속에 그는 학창 시절 누군가의 시선과 주목을 받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고 마냥 자연스러웠다고 했다. 선천적인 끼를 지녔기에 가능한 일이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때까지 육상 선수로 달렸던 것도, 우연히 운동장에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뛰던 형들을 보고 시작한 일이었다.
학생회장을 도맡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도 친구들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모두 타고난 기질 덕분이었다.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지내던 소년 강현우에게도 인생 첫 고비가 닥치니, 바로 예기치 않은 부상이었다. 육상을 그만두어야 했지만, 방황하지 않았고 담담했다고 한다.
마치 이 일이 자신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을 예측하기라도 한 듯이. 때마침 친구들과 영화를 한 편 보게 되는데, 박신양과 전도연 주연의 영화 ‘약속’이었다. 당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운 이 영화 속에서 막연하게나마 ‘연기’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다. 강현우의 상실감이 가득 채워지는 순간이었다.
그 후 체고냐 예고냐의 문제로 겪은 주변 어른들과의 갈등, 연기에 대한 막연한 동경, 치기 어린 통솔력으로 혼돈의 시간을 꾹꾹 눌러 담은 그는 급기야 대입을 앞두고 집안 행사인 제삿날 어른들께 최후통첩을 날렸다. 저, 연기 학원 다니고 싶습니다.
순탄치 않은 미래를 불 보듯 뻔히 아는 어른들은 모두 손사래를 쳤고, 당시 잘 나가는 공중파 PD셨던 고모부까지 어머니의 전령사가 되어 그를 설득했다. 금지 당했을 때 더욱 갈증이 나는 법. 오기가 발동한 강현우는 고집으로 정면 돌파했고, 급기야 고모부께서 어머니를 설득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냥 허락해 주세요, 확고하게 정한 것 같네요. 강현우의 예술혼은 그렇게 고모부가 쏘아 올려준 작은 공으로 제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다. ‘인생사 새옹지마(人生事 塞翁之馬)’라고, 소년 강현우의 부상 좌절이 어른 강현우의 화양연화(花樣年華)가 된 것이다.
먼 미래를 봐야 하는데 늘 현재만 생각하는 편입니다.본능이 시키는 대로 연기 학원에 입문했지만, 인생의 쓴맛을 알지 못하는 터라 풋내만 가득했던 그에게 소위 기회란 것이 찾아왔다. 학원 수업에서 맡게 된 역이 바로 영화 ‘약속’의 명장면인 성당씬 속 박신양이었다. 이것은 운명! 막연한 ‘연기’의 불씨를 가슴 속에 심어줬던 그 영화 그 장면이 아니던가.
그는 곧장 비디오 가게로 달려가 테이프를 빌려 8시간 동안 쉬지 않고 돌려 봤고, 주인공이 언제 눈을 깜빡이는지 침을 몇 번 삼키는지 목소리 톤을 어느 지점에서 바꾸는지 하나하나 체크했다. 박신양이라는 배우가 마치 빙의라도 한 것처럼 준비한 강현우의 연기는, 학원 친구들을 모두 울려버렸다. 열심히 노력하는 자와 즐기는 자는 이길 수 없다고, 결국 이 2인극을 기점으로 그는 내면에 숨겨져 있던 재능을 끄집어냈다.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그의 목표는 ‘연극’이 아닌 오직 ‘영화’였다. 다만 미래형 인간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 인간인 강현우는 당장 학교에서 주어진 작품 속 역할에 맡은 바 최선을 다하다 보니, 학교 재학 시절 공연만 16편을 했을 정도로 연극꾼이 되어갔다. 물론 단편 영화를 비롯한 다수의 필모그래피 경력도 있지만, 현재는 오리지널 연극인으로서 상황 역전된 상태다.
Renegade를 탔는데 Wrangler가 보인 건 Jeep의 부름 아니었을까요. 반전에 반전에 반전을 이어가는 사람 아니랄까 봐, 차를 선택하는 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몸 따로 마음 따로, 마음은 Renegade를 품고 정작 몸은 Wrangler에 안착시켰던 것이다. Jeep의 아이코닉 세븐 슬롯 그릴에 꽂혔을 무렵,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Renegade에 마음을 빼앗겼고, 곧이어 워너브라더스와 Jeep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탄생한 배트맨의 차 Renegade 블랙 에디션에서 그의 Jeep 로망은 정점을 찍었다.
드디어 묵히고 묵혔던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Jeep 전시장을 방문한 날, Renegade에 호기롭게 올라타던 그는 못 볼 것을 보고 말았다. 조수석에 앉은 아내를 보려던 찰나, 창 너머 시크함으로 무장한 늠름한 Wrangler에 시선이 딱 꽂혀 버린 것이다. Renegade를 시승하는 중에도 마음은 온통 Wrangler.
결국 좌표를 바꿔 일보 후퇴. 드디어 작년 코로나로 많은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의기소침해진 그를 위해, 아내는 강현우의 드림카를 허락했단다. 이로써 Wrangler Overland의 오너 자리를 거머쥔 그는, ‘보통 시승하고 계약하잖아요, 전 계약하고 시승했어요.’라며 감격의 순간을 일축한다. 화려한 수식어 없이도 완벽한 소감이다.
Jeep는 그 자체가 제 아이덴티티랍니다. 현재 강현우가 몸담고 있는 국립 극단에는 Jeep 오너가 세 사람 있다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그의 Overland와 색상까지 같은 다른 이의 Jeep 덕에 극단에 나가지 않는 날도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일 년 내내 연습도 빠지지 않고 성실하다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역시 작품이 끊이질 않는다고.
오직 주차장에 Jeep 한 대가 서 있는 것만으로도 ‘배우 강현우’를 대신할 수 있다니, 이쯤 하면 Jeep는 아이덴티티의 끝판왕이요, 물아일체의 경지에 이른 듯하다. 새내기 오너로서 그동안 Overland를 몰아본 소감을 물으니,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땐 진정한 도심 오프로드고 고속 주행의 풍절음은 너무 시원해서 음악 볼륨을 줄이게 한단다.
그리고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카플레이를 통해 음악을 켜는 동시에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여행으로 만들어 준다며 최고의 장점으로 손꼽는다. Jeep 오너만이 누릴 수 있는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아닐까 싶다.
여러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는 일, 배우의 특혜겠지요. 연극의 진짜 매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희곡에 담긴 누군가의 삶이라고 답한다. 다른 이의 이야기를 분석해 내 이야기로 만들어 연기함으로써 간접적인 삶의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원에서 노숙을 하고 편의점에서 쫓겨나보기도 하고 밤새 위스키를 들이키며 편지를 쓰는 등 작품 속 인물앓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미처 본인도 인지하지 못했던 ‘강현우’를 발견함으로써 연기 스펙트럼을 꾸준히 넓히기도 했으니, 배우의 삶은 특혜가 맞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진심을 다했던 캐릭터로 온몸의 에너지가 소진되거나 공허감은 없느냐고 묻자, 단번에 ‘노’라고 외친다.
많은 작품을 하면서 맡았던 인물을 수월하게 보내는 일에 익숙해졌다며, 오히려 방을 빨리 비워야 다시 단단하게 채울 수 있다고 한다. 사회인 야구에 복싱, 테니스, 스쿠버 다이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방심하지 않는. 이 또한 배우 강현우의 기질이다.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을 계속 가면 되지 않을까요. 배우로서 그의 욕심은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과 에너지를 주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연기’는 멈추지 않고 싶단다. 또 먼 미래의 꿈은 영화제에서 수상 소감으로 어머니의 이름 석 자를 불러보는 일이라니, 배우 강현우에게 잔뜩 기대해 봐도 좋겠다. 더불어 일상을 여행으로 만들어주는 Jeep를 타고 세 식구와 강아지가 함께, 진짜 여행을 시도해 보는 것도 올해 목표 중 하나란다.
이제 겨우 갓난아이지만 Overland의 뒷좌석을 차지한 ‘이재’군은 벌써부터 Jeep를 타면 재미있어 한다며,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 유독 뜨거웠던 올여름, 그는 ‘사랑Ⅱ’ 작품을 통해 아이돌 가수로, 또 한 사람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냈다. 이제 커튼콜 시간, 강현우의 고개 숙인 인사에 기립 박수로 화답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