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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irst Ride
‘속도’만큼 상대적인 것도 없다.
눈앞에서 확인 가능한 속도는
빠르다고
인지하지만,
식물의 싹이 움트는 느린 속도는
아예 없는 개념으로 간주한다.
심지어 풀에서 튀어 오르는 메뚜기의 속도가,
하늘을 나는 비행기보다
빠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각자의 기준점에서
속도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속도의 디테일을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는 순간,
우리들은
더 경이로운 속도를 만나게 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별 사진과 타임랩스다.
30년 가까이 밤하늘의 별을 쫓는
천체사진가 권오철이 그저 대단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가 든든한 조력자
All-New Grand Cherokee L과
함께 은하수 촬영에 도전해 봤다.

권오철 I 천체사진가
NASA 오늘의 천문학 사진, 한국인 최초로 선정
세계천체사진가모임 TWAN 멤버
천체 투영관용 VR영화
‘생명의 빛’, ‘코스모스
오딧세이’
감독 및 각본·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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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se The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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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기 위한 여정은 험난할 수밖에 없다.
거친 산을 오르고 없는 길을 만들어야,
값진 은하수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새로워진
All-New Grand Cherokee L과
오래전 하와이 마우이를 여행하던 중, 할레아칼라(Haleakala) 산의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에 길을 나선 적이 있다. 아스팔트
길을 달리는데 칠흑 같은 어둠이 너무도 낯설었다. 보이는 불빛이라곤 오직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뿐이었다. 아, 환한 도심의 밤에 너무 익숙해졌구나 싶을 때, 무심코 고개 들어 올려다본 밤하늘에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
지평선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별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우수수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반짝거린다’는 느낌이 따가울 수 있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너무 당연히 받아들였던
일상의 빛이 사라질수록 진짜 아름다운 밤을 만날 수 있고, 밤이 어두울수록 그 안에 존재하는 빛의 진가를
알 수 있다는 사실도 그때 알았다.
한밤에도 집 안팎을 비추는 과도한 빛들이 만든 광공해 속에서, 밝음이 아닌 탁함으로 사는 현대인들은 그래서 별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이미
지구의 80% 이상이 광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고, 공해 면적비율로
따지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곳이 한국이라고 한다. 낮보다 더 밝은 밤에 쉬 잠들지 못하는 우리들은, 저마다 별을 마음 속에 품고만 살고 있다.
천체사진가 권오철은 그 별을 마음에 품는 대신 쫓는 일을 선택했다. 그가
별에 흠뻑 빠진 것은 고등학교 때 읽은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이라는
책 한 권에서 비롯됐다. 어린 시절부터 뭔가에 꽂히면 ‘미쳐버리는’ 수준으로 파고들었던 그는, 벌레를 찾아 산속을 헤매고 다시 비행기에
빠져 온갖 비행기의 스펙을 깡그리 외우고 만드는가 하면, 새에 몰두해 한국의 새를 섭렵하기도 했다. 이런 그가, 마침내 별을 만났으니 권오철 인생에 있어 빅뱅의 순간이었다.
“별이란 게 참 신기해요. 별을 좋아하는 데는 따로 이유가 없거든요. 뭔가 싫어하는 것에는 다들 분명한 이유가 있는데, 좋은 것은 이유 없이 그냥 좋은 것 같아요. 그게 진짜 좋아하는 것일 테고. 더 깊숙이 들어가 보면, 아마도 별이 갖고 있는 경이로움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살면서
사람에게 경이로움을 느끼는 순간이 얼마나 될까요? 그것에 비하면 자연에서 느끼는 경이로움의 크기는 상상할
수 없죠. 그 정점에 우주가 있고 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때 인연을 맺은 별이긴 하나, 별을 좋아했다고 해서 그가
처음부터 별을 쫓은 것은 아니었다. 진로 결정의 순간, 어린
시절의 꿈을 반영하듯 생물학과 항공우주공학, 천문학의 선택지를 두고 몹시 갈등했고, 결과는 뜻밖에도 조선공학이었다. 공대가 우세했던 시절이기도 했고, 항공우주공학의 높은 벽을 피해 선택한 안전장치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예상보다 시험을 너무 ‘잘’ 봐서 장학금까지 받고 서울대에
입학하게 됐으니, 대학 초년 시절부터 대놓고 외도를 시작했다. 천문
동아리 ‘AAA(Amateur Astronomy Association)’에 들어가 본격적인 별 탐구에 몰두하면서, 별과의 동고동락을 선택했다. 게다가 우주를 품은 통 큰 남자답게, 자동차까지 구입해 카메라와 함께 전국을 헤매기에 이르렀다.
“대학교 2학년 때 저만큼이나 무모한 친구와 함께 동맹을 맺고 중고차를
하나 샀어요. 중고차라고 해도 학생 신분으로는 엄청 거금이었죠. 아무래도
별 사진을 찍으려면 험한 곳을 수시로 이동해야 하니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기도 했구요. 근데 정확히 차를
사고 3일째 되던 날, 꼬불꼬불한 길에서 겁도 없이 속도를
내다가 그만 사고가 났어요.
갑자기 차가 헛돌면서 데굴데굴 굴러 완전 뒤집혀 버린 거죠. 부딪히지 않고 구르면서 운동 에너지가 회전 에너지로 바뀌는 바람에, 정말 거짓말처럼 둘 다 멀쩡했어요. 유리창도 깨지고 사이드 미러까지 부러지고 차가 찌그러졌는데도요. 그때
그 모험을 저희끼린 ‘삼일천하’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중고차를 하나 더 샀죠.”
게다가 지금이야 기술의 혜택으로 스마트폰으로도 타임랩스Time-lapse를
찍는 세상이지만, 당시 별 사진을 담기 위해선 필름 카메라가 전부였고,
어두운 밤 노출을 통제하는 일은 전문가의 영역으로 최고 난이도의 분야였다. 이를 영상으로
담는 타임랩스조차 천체 망원경의 부품으로 자작해 만든 장비가 전부였고, 자동이 아닌 온전히 수동의 방식으로
별과 거리를 좁혀 갔다.
그렇게 한 컷으로 승부를 거는 숱한 밤들이 이어졌고, 몇 초의 이미지를 위해 하루를 소진하는 날들이 수두룩했다. 그 결실은
대학교 졸업을 한 달 앞두고 삼성포토 갤러리에서 최연소 작가로 ‘개인전’ 데뷔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이들은 사진의 길을
강력하게 권했으나, 불투명한 미래보다는 확실한 현실을 따르기로 하고 전공을 살려 잠수함을 만들었다.
또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변신했다가 인터넷 유선망 품질 관리를 하는 등 머리가 따르는 일에 몰두하다, 자꾸 가슴이 외치는 소리에 문득 방황이 시작됐다. 공부 잘 해서
좋은 회사 다니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왠지 ‘속았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계속해서 우주를 들여다보고 별을 쫓다 보니까, 어차피 인간은 그저
우주 먼지일 뿐이라고 깨닫게 됐죠. 거대한 우주 속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이니 참 의미 없다 싶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내가 우주 먼지라면, 그래도 행복한 우주 먼지가 돼야겠다
싶더군요. 그것도 쉽게 되는 건 절대 아니거든요. 때마침
한 카메라 브랜드에서 진행하는 오로라 사진 원정대에 전문가로 참여하게 됐어요.
모범생으로만 살았던 제가
그곳에서 만난 자유로운 영혼의 사람들은 거의 충격에 가까웠고, 별 사진만 찍고도 먹고 살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고민이 해결되는 시간이었죠. 돌아오자마자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그날 밤 자려고 누웠는데 정말 마음이 너무 편안하고 가슴까지 막 두근두근하더라고요. 길고 긴 방황에 그때 마침표를 찍었죠.”
그렇게 ‘행복한 우주 먼지, 권오철’을 선언하고 걷기 시작한 천체사진가의 길은, 광대한 우주만큼이나 만만치
않은 세상이었다. 취미나 관심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오직 업으로 삼은 천체사진가는 현재 전 세계 열
명 남짓할 정도라니, 가히 상상이 된다.
차로도 갈 수 없는
해발 6,000m에 육박하는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Kilimanjaro) 산에서 별을 가장 가까이 마주하기도 하고, 천문학 특구로 지정된 해발 4,200m의 하와이 마우나케아 천문대(The Maunakea
Observatories)에서 은하수를 만나기도 했다. 칠흑 같은 밤에 만나는 은하수는 진짜
그 빛이 너무 밝아서, 별빛만으로 주변이 훤하게 보인다는 그의 설명에,
마음이 다 설레었다.
또 한번은 칠레의 해발 4,400m
고지에서 눈보라를 만나 차가 고립된 적이 있는데, 갑자기 기관총을 멘 사람들이 떼로 나타나
도움을 주었으니 바로 국경 경찰이었단다. 이처럼 험악한 고지대를 오가는 일이 많고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천체사진가는 극한의 직업임에 틀림없다. 그 일을 회상하며
권오철은, 그때 무모하게 일반 자동차를 타고 갔다고 고백한다.
“아무래도 도심보다는 날것 그대로의 장소를 달리는 일이 많죠. 국내로
따지면 안 다녀본 곳이 거의 없고요, 최근에는 거의 해외로만 촬영을 다녀 한국에 있는 날이 얼마 안될
정도입니다. 제가 Jeep를 만난 것도 해외에서였어요. Wrangler와 Grand Cherokee로 촬영지를 다니면서
왜 Jeep가 하나의 고유 명사처럼 쓰이는지 알게 됐죠. 사실
그 전에는 덩치만 큰 미국 차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완전히 깨진 거죠.
Jeep는 다른 차에 비해서 오롯이 운전자를 위한 차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특히 Grand Cherokee가 좌석에 앉았을 때 키가 큰 제게도 굉장히 여유롭고 편했어요. 그때 한국 가면 ‘무조건
Grand Cherokee다’라고 맘먹을 정도였죠. 해외
출장에서는 차가 집이고 휴식처라고 생각해요. 의식주를 모두 해결해야 하고, 엄청난 장비를 모두 실어야 하니까. 그래서 차를 빌릴 땐, 항상 넉넉한 공간을 먼저 따져 봅니다. 용도에 맞는 차가 가장 좋은
차, 아닐까요!”
Grand Cherokee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권오철은
이번에 새롭게 탈바꿈한 All-New Grand Cherokee L과 달려본 소감을 묻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떠올랐다고 했다. 거대한 몸집에 집처럼 완벽하게 갖춘 모양새에 필요한 것들이 다 실려 있으니,
첨단의 하울의 성채!
또 All-New Grand
Cherokee L은 고속도로 주행에서 연비가 12km/ℓ까지 올라가, 타사 유사 차량들과 비교했을 때 월등했고, 주행시 묵직한 무게감에도
가속 시 탄력을 받아 좍좍 치고 나가는 느낌도 칭찬했다. 계곡에서 만난 물길도 끄떡없이 달리고, 환경에 맞춰 에어 서스펜션으로 차체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처럼 All-New Grand Cherokee L이 중대형 세그먼트의 SUV 역사를 새로 썼듯이, 권오철도 별 사진으로 이미 굵직한 업적들을
다수 이뤄냈다. 울릉도에서 독도와 태양이 일직선이 되는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3년 동안 수학으로 풀어내, 태양 안에 독도가 자리잡은 기막힌 일출
사진을 담는 데 성공했다.
“독도 일출 사진을 담기 위해 삼각 함수로 계산을 했고,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해 지구가 둥글다는 변수까지 적용해 최종값을 도출했죠. 이날 눈으로 직접 봤던 그 풍경을
떠올리면 지금까지 심장이 뛰어요. 이 계산 과정이 고등학교 모의고사 문제로도 출제되었고, 수학 교과서에도 실렸어요.
운 좋게도 책 한 권으로 바뀐 제 인생
이야기가 국어와 영어 교과서에, 직접 찍은 별 사진이 과학 교과서에 실렸네요. 이 정도면 나름 그랜드 슬래머라고 해도 되겠죠. 우주와 별을 접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봄마다 꽃이 피지만, 우리가 앞으로 마주할 봄꽃은 과연 몇 번이나 될까? 이처럼 뭔가
하고 싶을 때 그 기회가 사실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거죠.
하물며 우주를 배경으로 만나는 현상들은 어떻겠어요. 년을 주기로 찾아오는 것들이 태반인 데다가, 오로라만 해도 11년 주기의 극대기를 계산하면 제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오로라는 앞으로 몇 번 없는 셈이죠. 그나마 그것도 오로라를 보러 극지방에 갔을 경우니까 경험을 못할 수도 있는 것이죠. 이처럼 밤하늘을 보며 사니까, 인생이 아주 짧다는 걸 더 실감하게
되더라구요. 주어진 시간이 얼마 되지 않으니 더 열심히 살 명분이 생겼습니다.”

천체사진가란 내가 느낀 밤하늘의 경이로움을 다른 이들에게 전달하는 행복한 직업이라고 정의한 권오철은, 요즘 타임랩스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타임랩스 VR’ 제작에 푹 빠져 있다. 해외 천체 투영관이나 과학관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영상 작업에도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그는 직업관도 인생관도 우주만큼
넓고 광활한 듯하다. 그런 면에서 Jeep의 헤리티지를 그대로
계승한 All-New Grand Cherokee L과 결을 같이 하니,
이들의 모험에 편승해 함께 지켜봐도 좋을 일이다.